나는 이 세상에 알려진 최초의 정복자였다.
나는 야만인이었으되, 삼라만상의 가장 단순하고도 근원적인 면을 깨달아, 신이 되었다.
나도 한 인간으로서 증오하고, 멸시하고, 죽이고, 정복했으며, 지배했다. 그리고 깨달음에 이르렀다.
대홍수가 아틀라시아 대륙을 삼켜 버리기 전인 '최후의 일백 년'이라는 기간 중에 나는 아틀라시아에서 태어났다. 그때에 아틀라시아는 지극히 발달된 문명국이었으며, 과학적인 이해력을 지닌 그들의 이지는 위대한 것이었다. 그들의 과학은 당신들이 지금껏 축적해 놓은 것보다도 더 위대한 것이었다.
그때에 레무리아 인들은 아틀라시아인의 가스나 빛과 같은 것들을 과학적으로 이해할, 지적인 소양이 없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농장에서 일하는 노예로 전락하게 되었다.
아틀라시아 전체가 완전히 가라앉기 전, 일백 년 동안에 아틀라시아 최남단은, 폭군들의 지배하에 황폐해졌고, 그들은 무지막지한 법으로, 백성들을 다스리고 있었다.
그 폭군들의 지긋지긋한 법에 의하면, 레무리아인들은 지구의 오물로 간주되었고, 길가의 개만도 못한 취급을 받았다.
상상을 해보라. 그자들이 침을 뱉고 오줌을 누고 해도, 그것이 눈물로 씻기게 내버려둘 수밖에 없는 그 처지를, 길거리에 다니는 개보다도 더 굶주린, 뱃속의 고통을 없애기 위해, 무엇이든지 저지를 수 있는 그러한 삶이었다.
그러한 삶을 안고 내가 이 지상에 태어났다. 그것이 나의 시대였다. 인간의 이지가 오만하고 어리석은 때에 태어난 나에게 무슨 꿈이 있었겠는가?
뼈만 앙상하게 남은 열네 살짜리 어린 소년으로서, 나는 이루 말할 수 없는 비통함에 허덕이고 있었다. 그래서 내 조상들이 섬겨온 미지의 신과 싸우기로 작정하였다. 그것이 나에게는 죽을 값어치가 있는 유일한 것이었다. 죽기로 작정하였다. 그러나 명예롭게 죽기로 했다. 사람 손에 죽는 것은 명예롭지 못한 일이라고 여겼다.
미지의 신과 싸움을 벌이려고 하얀 산정에 올랐다. 그를 부르며 소리쳤다. "나는 인간이다. 그런데 왜 나는 인간으로서 가치가 없는 것인가?" 나는 그에게 얼굴을 보이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그는 나를 무시했다.
나는 무릎에 얼굴을 묻은 채, 가슴 깊이 울고 있었다. 눈물이 하얗게 얼어붙을 때까지 그렇게 있었다. 이윽고 내가 위를 쳐다보았을 때, 한 경이로운 여성이 보검을 들고 내 앞에 서 있었다.
나는 그 영예로운 보검을 들고 산을 내려왔다. 우리 민족에게 먹일 수 있도록, 곡물창고를 열라고, 내가 요구했을 때, 아틀라시아인들은 내 눈에 침을 뱉었고, 그래서 우리는 오나이 시를 멸망시켰다. 그렇게 쉽게 무너질 거라고 아틀라시아인들은 생각지 못했다. 그들은 전투라는 것을 알지도 못했다.
백성들에게 곡물창고를 열어 준 다음, 아틀라시아인들을 학살하고 오나이 시를 깡그리 태워 버렸다. 내가 그렇게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 다. 그때 나는 죽거나 사는 것에 대해 관심이 없었다. 살아야 할 이유가, 남아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살육과 방화가 끝났지만, 깊은 상처는 아직도 마음속에 남아 있었다. 내 증오가 치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어느 곳으로 가든지, 그들은 끝내 나를 따라왔으므로, 종교가 다른, 이 ' 영혼이 없는' 무리들을 한데 모았다. 그들은 내 군대가 되고, 내 백성이 되었 다. 그들은 훌륭한 백성이었다.
그로부터 수십 년 동안, 나는 폭정을 일삼는 인간들을 경멸하는, 야만인이 될수밖에 없었다. 나는 인간을 증오했고, 그래서 죽기를 바라면서 싸웠다.
내 마지막을 장식하기 위하여, 가장 강한 적을 골랐다. 그러나 아는가, 두려움이 없으면, 곧바로 정복을 눈앞에 두게 된다는 사실을. 그래서 나는 위대한 정복자가 되었다. 그 이전에는 정복자 따위는 없었다. 오직 폭군만이 있었을 따름이다.
영웅이란 어떤 이인가? 내가 그 중 하나였다. 영웅이란 생명을 구하고 잘못을 없애기도 하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또 다른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이이다.
그때 나는 훌륭한 전사였다. 순식간에 칼로 사람의 몸을 두 동강 낼 수 있었 다. 목을 자르고 몸뚱이를 베어 조각을 냈다. 피 냄새를 맡으며 사람을 불태웠 다. 그런데 내가 왜 이러한 짓들을 했던가? 태양은 황홀한 아름다움을 빛내며 진다. 여전히 새들은 하늘에서 지저귀고, 달은 또다시 떠오른다.
이때부터 나는, 미지의 신에 대하여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진실로 원한 것은 예사롭지 않으면서, 신비롭고, 인간과는 멀리 떨어져 있는, 그 보이지 않는 근본을, 이해하는 일이었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무엇이란 말인가? 왜 인간은 태양보다 위대하지 않은가?
왜 그 노파는 죽어야 했는가? 인간은 이 지상에 그렇게 많은 수가 있고, 창조 하고 통합하는 능력이 있으면서도, 왜 창조물 중에 가장 약한 것일까? 우리 민족이 말했던 것처럼, 인간이 그렇게 중요하다면 왜 그가 죽을 때, 태양이 잠시 서서 슬퍼하지도 않는가? 달은 붉게 변하지 않는가? 왜 새들은 나는 것을 멈추지 않는가? 인간은 전혀 중요한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인간이 죽어가도이 모든 것들은 하나도 멈추지 않았으니까... 나는 알고 싶었다.
나에게는 미지의 신을 가르쳐 줄, 스승이 없었다. 나는 누구도 믿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간의 사악함을 많이 보았고, 또 그 때문에 많은 것을 잃었다.
성직자와 예언자라는 이들이, 인간에 대한 증오 때문에, 지독한 고문도구와 추악한 창조물을, 새로이 만들어 내는 것을 보았다. 그들은 그것으로 종교를 빙자한 계율을 만들어, 인간을 다스리고 노예화했다.
정말 순수하고 순진한 생각을 가졌다고 해도, 자신의 제한된 이해수준으로, 그것을 변형시켜 버렸다. 나는 인간의 이해수준 에서 창조한 신과는, 아무런 관계도 가지고 싶지 않았다. 인간이 신을 창조했 다면, 그 신도 또한 잘못되었을 것이다.
진실한 신은, 인간이 무엇을 선택하든지, 그 환상을 만들어 내고 실연해 볼 수있도록 허용하며, 인간이 다시 돌아와도, 그곳에 다시 봄이 오게 하고, 생명이 솟아나게 하는, 지속적인 근원임을 깨닫게 되었다. 미지의 신은, 진실로 생명 력과 지속성에 거하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미지의 신은 누구인가? 그것은 나 자신이었다. 밤에 둥지에 앉아 있는 새이 고, 잎사귀에 매달린 이슬이며, 새벽이며, 저녁 노을이었다. 그것은 태양이고, 달이며, 아이들이고, 그 웃음소리이며, 백설같이 하얀 무릎이고, 흐르는 물이 며, 마늘과 가죽, 청동 냄새였다. 그것들이 모두 내 앞에 있어 왔던 것이지만, 이렇게 이해하기까지에는, 많은 세월이 필요했다. 미지의 신은, 달이나 태양의 저편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주위를 감싸고 있었다!
또 인간이 죽어가도 태양이 영속하는 유일한 이유는, 태양은 죽음을 전혀 생각할 줄 모르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태양이 아는 것은… 존재하는 것일 뿐이다.
바람이 되자, 자신을 모르는 무지한 인간이란, 얼마나 왜소하고 무기력한지 알게 되었다… 또한 자신의 앎을 확장한다면, 인간이 얼마나 위대해질 수 있는 지도 알게 되었다. 인간은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지 될 수 있다는 것을, 배운 것이다.
인간이 자신에게 오랫동안, 자기가 비천하고 힘이 없다고 말한다면, 그는 비천 하고 힘이 없게 된다. 나 자신이 바람의 주인이라고 생각함으로써, 바람의 주인이 된 것처럼, 자신이 바람의 주인이라 여긴다면, 그들도 역시 그렇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자신을 신이라고 여긴다면, 신이 될 것이다.
나는 운 좋게도 생명의 요소들에게서 배울 수 있었다. 태양은 나를 저주하지 않았고, 달은 나에게 정해진 길을 따라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들의 훌륭한 점은, 단순성과 항상성으로, 나에게 아무 것도 요구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직도 깨닫지 못한 것을, 이 지상에 한 번 살았으면서도, 쉽게 배울 수 있었다.
그들은 다른 이들의 이해를 바탕으로 신을 찾는다. 그들은 교회의 계율에서, 누가 왜 썼는지도 모르는 서적 속에서, 신을 찾으려 한다. 여러 생을 거치면서 실패라고 증명된 것을, 인간은 자신의 믿음과 이해로 삼고 있다. 아직도 인간은 자신의 뒤틀린 생각으로, 자기 오만의 덫에 걸려 있고, 오직 죽음에 이르는 위선을 계속하고 있다.
그때 인간의 근본은, 진정 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초탈하기 전에는, 영혼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도 알지 못했 고, 육신을 초탈하는 메커니즘을, 이해하지도 못했지만, 그 모든 것을 알고 나자, 내가 어떤 일을 하고 나서 평화롭게 지낼 수 있는 것을 배웠다. 나는 평화 로운 삶을 영위하였다.
나를 위대하고 장엄한 것과 비교해보면서 나 자신에 대한 사랑을 배웠다. 나는 미지의 신과 하나가 되었던 것이다.
나는 보이지 않는 원리로서, 자유롭고, 어디에나 존재하며, 모든 생명과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 원리가 되고 나서, 미지의 신을 이해하고, 존재하는 모든 것과, 존재하지 않는 모든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이것이 내가 이해하고자 했던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이 나를 확장하여, 더많이 이해하게 해주는가, 하는 것에 대한 답을, 나는 내 안에서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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