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스타시아 1권 - 소리 내는 잣나무
1994년 봄 나는, 3척의 하천용 증기선에 짐을 가득 싣고 시베리아에 있는 오비 강 줄기를 따라, 노보시비르스크에서 살레하드르까지 왕복 4개월의 장정을 마쳤다. 러시아의 북극 지방을 상대로 한 장사가 목적이었다.
노보시비르스크로 회항 중인 어느 날, 정박 중에 마을 노인이겠거니 여겼던 두 노인이, 좀 특이한 부탁을 가지고 배의 책임자인 나를 찾아왔다.
이곳 선착장으로부터 25Km 타이가(시베리아 침엽수 산림지대 : 역주) 깊숙이 가면, 높이가 40m 나 되는 잣나무가 있는데, ‘소리 내는 잣나무’라고 했다. 이 나무를 베어, 아주 잘게 토막을 내서 사람이 운반하여 배에 실어야 하니, 50여 명의 장정을 내달라고 호소했다. 하나도 남김없이 모두 가져와야 한다 했다. 토막은 더 작은 조각으로 잘라서 모두 하나씩 갖고, 주위의 갖고 싶어 하는 사람, 모두에게 선물로 나누어주라고 했다.
이 잣나무는 보통 아니므로, 조각을 끈에 매어 가슴에 걸고 다녀야 한다고 했다. 목에 거는 것도 그냥 하는 것이 아니라, 풀밭에 맨발로 서서 걸어야 하는데, 이때 왼손바닥은 가슴 살갗에 대야 한다. 얼마 지나면 잣나무에서 나오는 기분 좋은 온기가 느껴지고, 이어서 전신에 가벼운 전율이 인다. 가끔씩 마음이 동할? 때마다, 조각을 엄지손가락으로 받치고, 나머지 손가락으로 가슴에 닿지 않는 면을 비빈다. 소리 내는 잣나무 조각을 지니고 삼 개월만 다니면, 몸이 좋아지고 여러 가지 병이 사라진다고 노인은 장담했다.
“그럼 AIDS도 사라집니까?” - 언론에서 주워들은 대로 이 병에 대해 약간 설명 후, 나는 질문을 던졌다.?
“모든 질병을 낫게 하지” - 노인은 확신했다.
그건 별로 어려울 게 없다는 게 노인의 설명이었다. 더 중요한 것은 조각을 지니고 다니는 사람은, 더 선해지고 운도 따르며, 재능도 는다는 거였다.
타이가 잣이 약효가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나도 약간 알고 있는 터였다. 그런데 사람의 감성과 능력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사기라고 나는 당시 생각했다. ‘노인네들이 나를 속여 잣나무를 팔아먹으려는가 보다.’고 생각했다. ‘큰 땅’에 나가면 여자들이 멋으로 금과 은의 귀중품을 달고 다니기는 하지만, 이까짓 나무 조각에 돈을 낭비하지는 않을 것이며, 때문에 나는 한 푼도 돈을 지불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모르니까 달고 다니지” 노인의 대답이 이어졌다.
“금은 이 잣나무의 조각에 비하면 한줌의 재에 불과할 뿐일걸. 그리고 돈도 필요 없다오. 우린 마른 버섯도 공짜로 줄 수 있소, 우린 아무것도 필요 없다오.”
말대답을 하는 대신, 노인을 공경하는 마음에서 나는 이렇게 말했다.
“노인장의 잣나무 조각을 누군가 걸고 다닐 수도 있겠죠... 목공예의 명인이 손수 조각해서 훌륭한 예술품을 만들어 낸다면...”
노인은 이렇게 말을 받았다.
조각할 수도 있지만 비비는 게 더 좋지. 자기가 손수 비비면 더할 나위 없고. 하고 싶을 때, 자기 손가락으로 비비면 잣은 모양도 더 좋아지지.“
좀 젊은 노인은 낡은 잠바와 셔츠를 급히 벗으며, 자기 가슴에 매달린 것을 보여주었다. 그건 볼록한 타원 모양이었다. 보라색, 진홍색, 불타는 색 등 여러 색이 섞여 빛났고 나이테는 시냇물 모습이었다. 나는 예술에 조예가 깊지는 않지만, 여러 화랑을 구경하기는 했다. 세계적 명작이라도 나는 감동을 받아본 적이 없었는데, 이 노인의 가슴에 달린 것은 트레치야코프 화랑에 간 것보다 더한 감동을 발했다. 나는 노인에게 물었다.
“어르신은 이 잣나무 조각을 몇 년이나 비벼 갈았습니까?”
“구십삼 년.” 노인의 대답이었다.
“아 그럼 연세가 얼마신데요?”
“백 열 아홉이요.”
믿기질 않았다. 그 노인의 나이는 칠십오 세쯤 되어 보였다. 그런데 내가 의아해함을 눈치 못 챘는지, 아님 그런 건 개의치 않았는지, 조각을 지닌 사람이 3년만 직접 비벼서 갈고 닦으면, 그 조각은 멋을 낸다고 설명하기에 바빴다. 점점 더 좋아지고, 특히 여자한테 더 그렇다고 했다. 지닌 사람의 몸에서는 인조 향수와는 비교할 수 없는, 귀한 향기가 난다고 했다. 노인한테서는 실제로 아주 향긋한 냄새가 났다. 나는 다른 흡연자들처럼 담배를 많이 피워 후각이 무뎌졌어도 그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또 이상한 점 한 가지...북극 시골 오지에 사는 사람에게는 없는, 그 노인 특유의 말투를 나는 즉각 감지하고 있었다. 몇 마디는 지금도 생생하다. 억양까지도. 노인은 말했다.
“잣나무는 우주의 에너지를 모아놓도록, 신이 창조한 거야. 사랑하면 사람한테서는 빛이 나와. 그 빛은 순간적으로 사람의 머리 위에서 운행하는 천체에 반사되어, 다시 지구로 내려오고, 모든 살아있는 것에 생명을 불어넣지...”
“태양은 천체의 하나에 불과하고, 게다가 이 빛의 파장 모두를 반사한다고는 결코 말할 수 없지. 화를 내는 사람한테서는 검은 빛이 방사돼. 검은 빛은 위로 못 올라가고, 지구 심연으로 떨어지지. 지구 핵에 반사되어 그것은 용암분출이나 지진, 또는 전쟁 등의 모습으로 지표면에 나타나지. 반사된 검은 빛은 그것을 방출한 사람에게 되돌아와, 그의 악한 감정을 더욱 증폭하게 되지...”
“잣나무는 오백 오십 년을 살아. 수백만 개의 침엽으로 밝은 빛, 그의 전 파장을 받아 저장하지. 잣나무의 일생 동안 그 위로 밝은 에너지를 반사하는 모든 천체가 운행하거든...”
“조그만 잣나무 조각에 들어있는, 사람에게 이로운 에너지는, 지구상에 있는 인조의 각종 에너지 발생장치 모두를 합친 것보다 많아.”
“잣나무는 사람한테서 나오는 에너지를 우주로부터 받아들이고 저장하다가, 필요할 때 내 놓지. 우주에. 그러니까, 사람한테 그리고 지구상에 생장하는 모두한테, 에너지가 부족할 때 내 놓는 거지...”
“이런 경우도 아주 가끔 있기는 해. 에너지를 저장만 했지, 도로 내 놓지 않는 잣나무가 있어. 수명이 오백 년에 이른 때, 이런 잣나무는 소리를 내기 시작해. 그런 식으로 조용한 목소리로 신호를 하는 거야. 자기를 베어다가 축적된 에너지를 쓰라고 사람들에게 알리는 거지. 그렇게 잣나무는 3년을 호소하다가... 3년이 지나도 산 사람과 접촉하지 못하면, 우주를 통해 축적한 에너지를 줄 기회를 잃고... 자기 안에서 에너지를 태워 없애기 시작하지. 이 고통스런 태움 - 죽음은 27년이나 계속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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